시와 문학 12

"오감도" - 이상(김해경)

팟캐스트해설🌀 이상의 『오감도』– 기하학적 시 속에 담긴 시대의 슬픔과 한 사람의 추억 오늘은 한국 근대 문학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원형으로 불리는, 시인 **이상(李箱)**의 대표작 『오감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그리고 이 시가 남긴 난해한 인상의 이면에 자리한, 시인의 삶과 그 시대의 어두웠던 배경,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추억까지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 『오감도』 – 해설과 감상 요령 ▪️ 시 해설 『오감도』의 가장 큰 특징은 의미보다 형식에 있습니다.서사적 맥락이 거의 없고, 등장인물도 개념화되어 있으며, 문장은 거의 수학적 추상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다음과 같은 단서를 통해 이 시를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13인의 아해: 식민지 조선의 불안한 청년들 ..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

팟캐스트해설🌲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가 남긴 산책의 철학 📜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대표작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은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미시 중 하나입니다. 짧고 명료한 언어, 그리고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인생의 갈림길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기에,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고,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명언집에 인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시는 단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라”는 메시지로만 읽혀서는 안 됩니다. 프로스트 본인의 입담과 유머, 그리고 그가 평론가들을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일화를 알게 되면, 이 시가 가진 진짜 의도가 오히려 더 흥미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 일화 하나 ..

이태백(李白)과 두보(杜甫)

팟캐스트해설이글은 제 새로운 블로그에서 퍼온 것입니다https://juchacarlife45.tistory.com/9🍶 '이태백'/하늘을 나는 시선(詩仙) 과 '두보'/ 땅 위를 걷는 시성(詩聖) – 그들의 술의 철학 🐉 당나라 문학의 두 거장: 낭만의 이태백 vs 현실의 두보 중국 당나라, 찬란했던 문화와 정치의 전성기.이 시기에 전혀 다른 두 개의 시 세계를 구축한 위대한 시인, 이태백과 두보가 있었습니다.하나는 **하늘을 나는 시선(詩仙)**이라 불리고,다른 하나는 **땅 위를 걷는 시성(詩聖)**이라 불렸습니다. * *하늘을 나는 시선(詩仙)* *과 **땅 위를 걷는 시성(詩聖)* 의 만남 이들은 모두 술을 사랑했지만,그 술은 단순한 음주가 아닌,그들의 문학과 철학, 그리고 시대에 대한 ..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팟캐스트해설🌸 흔들림 속에서 피어난 시, 도종환과 『흔들리며 피는 꽃』 가끔은 너무도 지쳐 무너지기 직전의 마음을 간신히 붙잡게 해주는 시 한 편이 있습니다.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은 그런 시 중 하나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첫 구절은 이제 인생의 격언처럼 제 마음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시에 대한 해설과 함께, 시인이 걸어온 길과 그의 세계관, 시대적 맥락,그리고 그의 다른 주옥같은 시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작품 해설 -「흔들리며 피는 꽃」“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도종환은 이 시에서 삶의 고난과 아픔을 견디는 과정을 꽃이 피는 장면에 비유하며, 흔들림 자체가 성장의 일부..

"애너벨 리(Annabel Lee)"-Edgar Allan Poe

팟캐스트해설 🌊사랑과 죽음의 낭만주의, 에드가 앨런 포우의 「애너벨 리」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곧 죽음이라면, 죽음마저 이겨내는 사랑은 존재할까?” 이런 질문을 문학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 중 하나가 바로 에드가 앨런 포우(Edgar Allan Poe)의 마지막 시로 알려진 「애너벨 리(Annabel Lee)」입니다. 이 시는 단순한 연애시가 아닙니다. 포우의 삶, 시대, 사랑, 그리고 문학사조가 모두 녹아 있는, 그의 인생을 닮은 애가(哀歌)이기도 합니다. 📝 시 전문 번역 및 해설It was many and many a year ago,In a kingdom by the sea,That a maiden there lived whom you may knowBy the name of..

나의 세 연인들

팟캐스트해설 🌹내 평생의 세 연인 – 전혜린, 에디트 피아프, 존 바에즈"사춘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 마음 한켠을 지켜준 그녀들."문학, 노래, 사랑, 그리고 자유—그 모든 것을 가르쳐준 세 여인.📖 첫 번째 연인 – 전혜린: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제가 처음 전혜린을 만난 건 고등학교 시절, 문학의 세계를 기웃거리던 그때였습니다.『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제목부터가 이미 울림이었고, 그 책장을 넘기며 저는 처음으로 '동경'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게 되었습니다.그녀는 수학을 0점 맞고도 서울법대에 전체 2등으로 합격한 이야기는 너무 유명한 일화입니다.원래 한과목이라도 과락(60점이하)이 있으면 불합격인데 다른 과목 성적이 워낙 우수해서 서울대학교가 '입학 사정위원회'를 다시 ..

"귀천"/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팟캐스트해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천상병 시인과 「귀천」, 그리고 그의 삶“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이 시 한 줄이 내 가슴을 울렸던 날이 있었습니다.오늘은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시인, 천상병 시인의 삶과 시 「귀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그리고 그를 바보처럼 순수하게 사랑했던 한 여인, 그의 아내에 대해서도요. ☁️ 맑고 순수했던 영혼, 시인 천상병 천상병 시인은 말 그대로 맑은 영혼을 가진 시인이었습니다.1930년에 태어나 1993년에 세상을 떠난 그는 시보다 더 시적인 인생을 살았습니다.그의 삶은 화려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잊고 사는 '순수'와 '자유'가 있었습니다.고문의 휴유증으로 치아가 다 상해서 씹을 수 없던 시인에게 막걸리는 평생의 밥이었다 젊은 시절, 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

팟캐스트해설 📚 톨스토이의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성자의 길을 걸은 위대한 문호의 인생교훈와 삶 이야기 고교 1년 여름, 달동네 작은교회의 어린이 여름성경학교에서, 지금은 서울시 서기괸 으로 정년 퇴직한 1년 후배인 벗과 보조교사로 봉사하였었습니다..그벗이 아이들에게 들려준 한 예화는 제게 깊은 감동과 은혜로 다가왔었고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였습니다. 그것은 단지 한 순간의 예화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어른들을 위한 동화였고,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잠언이었습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땐 나이에 맞는 영어판과 한글판으로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외우도록 읽힌 톨스토이의 우화입니다. 오늘은 이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톨스토이의 민화 세계, 그..

서시/윤동주-"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서시" 팟캐스트 해설🌌 별을 노래한 청년, 윤동주의 『서시』와 삶의 이야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한 줄만으로도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시, 윤동주의 『서시』는 단순한 시작(詩作)이 아닙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시대 속, 자신의 존재를 반추하고 민족과 인간의 양심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한 청년의 고백입니다.📖 시인의 생애: 짧고도 선명한 27년의 궤적 윤동주는 1917년, 만주 북간도(현 중국 지린성) 명동촌에서 태어났습니다. 항일 독립운동이 활발하던 이 지역에서 그는 비교적 민족적 의식을 가진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문학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연희전문(현 연세대) 재학 시절, 문학 동인들과 함께 민족의 아픔을 함께 노래하며 작품 활동을..

"꽃"/김춘수- 존재의 의미를 묻다..

팟캐스트해설🧑‍🎓 김춘수, 존재론적 시의 선구자 1922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난 김춘수는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언어와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로 한국 시문학에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입니다.본래 일본 유학을 통해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해방 후에는 경북대학교, 경희대학교 등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습니다. 그의 초기 시들은 비교적 전통적인 서정시에 가까웠지만, 195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실존주의와 구조주의 영향을 받아 ‘순수시’와 ‘관념시’의 세계로 전환합니다. 이후, 사물의 본질, 이름과 존재의 관계, 시적 언어의 자율성 등에 천착하며 한국 현대시의 깊이를 확장시켰습니다. ⏳ 시대적 배경 – 시와 역사의 불협화음김춘수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군부 독재 등 파란만..